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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장미소녀 (2014-11-12 09:45:21, Hit : 404, Vote : 0)

FILE1 은행나무1.jpg (274.9 KB), Download : 3

SUBJECT 열애

열애

                                        -이수익-

때로 사랑은
흘깃
곁눈질도 하고 싶지
어찌 그리 평생 붙박이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나.

마주 서 있음
만으로도
그윽이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저리 마음 들뜨고 온몸 달아올라
절로 열매 맺는
나무여, 나무여, 은행나무여.

늦가을부터 내년 봄 올 때까지
추운 겨울 내내
서로 눈 감고 서 있을 동안
보고픈 마음일랑 어찌 하겠느냐고

내 노란 연애편지 같은 잎사귀들만
마구 뿌려대는
아, 지금은 가을이다. 그래, 네 눈물이다.

―시집『꽃나무 아래의 키스』(천년의 시작,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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