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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장미소녀 (2016-04-06 15:57:01, Hit : 254, Vote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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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그래도 잊혀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래도 잊혀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 김철진 -






낡은 수첩 속의 희미한 이름이

나달에 지워져 생각나지 않는다



비릿한 포구의 허름한 선술집에서

속눈썹 푸른 그림자 길게

젊은 날 꿈결처럼 울다 간 사랑도

이제는 낡은 화면처럼 흐릿하다





이름을 보며 아무리 애를 써도

떠오르지 않는 얼굴들

이미 몇 번이고 바뀌었을 전화번호의

낡은 벨 소리만 이명으로 울고 있다





잊혀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슬픈 일

누군가의 낡은 메모리 속에서

나도 지워지고 있을 거란 생각에

된서리 맞은 하나 겨울 잎새로 서럽다





언젠가는 어차피 잊혀질 목숨이지만

그래도 잊혀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 시집『사랑가』 (2009, 현대시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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