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eo25.net site

    www.eo25.net  site   


 

 










 

 

 

    © 2004 JOSEPHUS Ri. All rights reserved


0
71   4   1

  eo2525 
   사람의_정성.hwp (13.0 KB)   Download : 225
  사목체험기 7
사람의정성



  삶의 기억 속에 여러 가지 편린들이 있습니다. 그중 제 마음에 적지않은 충격으로 남아있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신학생 때 친한 지인의 아버지 부음으로 진도에 가게 되었습니다. 짧은 연도를 간단하게 마치고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씻김굿이 유명한 마을이었고 가톨릭신자와 관계없이 동네분들이 품앗이처럼 별 거부감 없이 한쪽에서는 연도를 또 한쪽에서는 씻김굿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슨 신학적인 논쟁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이 충격이었습니다. 너무 잛아져 버린 신연도를 음율도 없이 그저 말로만 바치는 우리들과 날을 꼬박 세워 목이 터져라하는 씻김굿과 너무 대조적이었던 것입니다. 목이 메여올 정도로 슬프고 구성지게 이어지는 창소리는 저승문이 열릴 것을 갈망하는 무속이라기보다 동네 어른의 천도를 온가슴으로 기원하는 바램을 가슴 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마음에 소용돌이 치는 충격으로 그동안의 정성이 담기지 않았던 의무적인 연도나 병자성사 장례미사에 되도록 인간적인 정성을 담아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좌신부 때 관할 구역 내에 두개의 큰 종합병원이 있었습니다. 구역내에 보좌신부는 저 밖에 없는 지라 자주 병원 응급실에서 전화가 오곤 했습니다. 때로는 가기 싫은 적도 있지만 병자성사를 통한 인간의 작은 정성을 기억하며 기쁜 마음으로 임종이나 성사에 함께 하려 노력합니다.

  “신부님 00병원 응급실인데요. 환자분이 3일전에 실려 왔는데 의식이 없으세요. 보호자분이 병자성사를 원하세요. 오실 수 있나요?”
  “위독하신가요?”
  “네 빨리 좀 와주세요.”


  대충 챙겨 사제관을 나오면서도 ‘이렇게 바쁜 대림 판공시기에 이럴 때만 병자성사연락이 온단말이야’하며 투덜거리며 성당을 나섰습니다. 예전의 커다란 충격은 때론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병원응급실인지라 분주하고 사람들도 낯익은 풍경이라 아무런 감동이나 정성없이 속옷만 대충 갖춘 응급환자 앞으로 갔습니다.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의 환자들은 치료의 긴박함 때문인지 2차 감염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거의 옷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들이 많습니다. 예식서를 펴들고 “성부와...전능하신하느님께서 이성수로...” 성수 뿌리는 부분에서 아무 생각없이 성수를 뿌리는데 삼일이나 의식이 없다는 아저씨가 글쎄 번쩍 손을 들더니
  “워매 찬물을 배따지에 뿌려부네(찬물을 배에다 뿌리네).” 그러면서 손으로 물을 훔치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저도 놀라고 가족들이랑 주변의 간호사들도 무척 놀랐습니다. 의식이 없던 환자가 자신의 배에 찬 성수가 닿자 눈을 뜬 것입니다.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에 인간의 정성이 무슨 소용일까 생각도 해보지만, 정성이 없었던 성사집행이나 단조로운 일상에 대한 하느님의 선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임종이나 장례, 병자성사와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더 절실하게 느껴질 때 좀더 세심한 배려와 인간적 정성을 드려야 되겠다는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71  '사제단 정치운동' Newsking  eo2525 2013/11/27 570
70  창과문 현대건축의역설(2004.2) 김성홍  eo2525 2011/07/29 1564
69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보존 관리 지침  eo2525 2011/06/25 1348
68  교회 문화유산 목록화 통합 시스템 구축...  eo2525 2011/06/25 1166
67  복원이란 이름의 문화재 파괴  eo2525 2011/06/25 1096
66  담장허물기 2  eo2525 2009/09/09 1461
65  담장허물기  eo2525 2009/08/07 1502
64  성서와 함께 - 여행 [4] eo2525 2009/08/04 1565
63  한국교회 성당들은 왜 종탑과 붉은 벽돌 일색일까?  eo2525 2009/03/07 1837
62  교회 내 음향의 문제점과 해결책 - 김중호  eo2525 2009/02/02 1641
61  지금 우리 교회는 성당 건축 (하)  eo2525 2009/01/04 1634
60  사목정보 - 생태건축. 이호  eo2525 2009/01/04 1873
59  사목정보 - Coordinator Design System. 이호  eo2525 2009/01/02 1347
58  사목정보 - 성당건축무엇을 담을 것인가? 이호  eo2525 2009/01/02 1780
57  지금 우리 교회는 성당 건축 (상)  eo2525 2008/08/28 1661
56  감어천(鑑於天) [8] eo2525 2007/10/26 2080
 사목체험기 7  eo2525 2007/10/18 1786
54  사목체험기 6  eo2525 2007/10/11 1419
53  사목체험기 5  eo2525 2007/10/11 1427
52  사목체험기 4 [3] eo2525 2007/10/02 1738
1 [2][3][4]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AMICK